총 게시물 13건, 최근 0 건

체계의 함정

글쓴이 : wokang 날짜 : 2012-07-23 (월) 09:37 조회 : 995
체계의
함정

  1.

1922년에 탄생해서 전 세계 정치, 경제, 군사, 외교의 한 축이 되었던 소비에트 연방이 1991년 12월에 갑작스럽게 해체되었을 때, 정치학자들 사이에는 많은 반성이 일어났다. ‘그 많고 정교한 정치이론들은 왜 소련의 붕괴를 예측하지 못했는가?’이 질문은 당시 미국과 유럽의 유수한 대학교 정치학 박사 후보자들의 종합자격시험 문제이기도 했다. 박사 후보자들은 이 문제에 답변하기 위해 그간 자신들이 힘들여 배운 각종 이론들의 맹점을 일일이 지적해야 했다.

 

2.

소련의 붕괴는 체계의 함정을 명확히 드러낸 현실이었다. 현상을 쉽게 설명하고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 일정한 원리에 따라서 산만이 드러나는 현상들을 조직적으로 엮어서 통일된 그림을 제시했는데, 어찌되었든 결과는 빗나간 것이다. 체계의 함정은 오늘날에도 계속된다. GDP(국내총생산)가 올라가면 사람들은 경제가 성장했다고 기뻐하고, 주식가치는 상승된다. 하지만 사람들이 질병으로 죽어도 GDP는 올라간다. 공해와 산업재해,
노동착취와 직업병 등으로 노동자들이 산업자본주의의 피해자가 되어 죽어갈 때도, 그들의 질병과
고통과 희생으로 GDP는 올라가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지불하는 모든 비용은 GDP의 구성요소인 ‘소비’이기 때문이다.


 

3.

체계를 맹신할 때, 우리는 불의한 일면을 외면하기 쉽다. 그러나 그 작은 단면들이 모이면 바로 체계의 붕괴가 되는 것이다. 개인의 삶과 신앙도, 한 나라의 정치와 경제도, 전 세계의 평화와 화합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사회는 넓게 보고, 창조적으로 생각하며, 미리 앞서 행동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갖춘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다. 만약 자동차를 발명한 핸리 포드가 좋은 운송 수단을 만들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다면, 아마 사람들은 ‘자동차가 아닌, 더 빠른 말’이 필요하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포드는 체계의 터널을 빠져 나와
그 체계를 뛰어넘는 또 다른 체계를 만들어 냈던 것이다.

 

4.

요즘 미국과 한국에서는 양극화 문제로 소란스럽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라는 체계가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아무리 좋은 신념, 철학, 비전, 논리로 무장하고 있어도, 우리가
현재 즐겁지 않고, 우리가 현재 타인과 평화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면, 새로운 삶의 철학을 고려해 봐야 한다. 이 세상도 마찬가지이다. 양극화의 문제가 있다면 당연한 현상으로 눈을 감기보다, 이 땅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고 있는 기독인들이 먼저 나서서 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그들은 오래 황폐하였던 곳을 다시 쌓을 것이며, 예로부터 무너진 곳을 다시 일으킬 것이며, 황폐한 성읍 곧 대대로
무너져 있던 것들을 중수할 것이며…사람들이 너희를 우리 하나님의 봉사자라 할 것이며…”(이사야 61:4, 6).